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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중국 성장엔진'…광저우 '저성장' 30년만에 최악
東安齋
2009. 2. 17. 22:48
식어가는 '중국 성장엔진'…광저우 '저성장' 30년만에 최악
1분기 전망도 암울… 일자리 찾아 ‘홍콩행’ 급증
- 세계 금융위기에도 잘 버티던 중국 경제가 올 들어 얼어붙고 있다. 수출 불황이 전방위로 확산된 탓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상징인 광저우(廣州)의 경제성장률은 지난달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는 1분기에 가장 나쁜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살길을 찾아 홍콩으로 가려는 중국 노동자의 ‘엑소더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광저우의 ‘저성장’ 충격
중국 남방도시보는 광저우의 성장 내용을 뜯어보면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1월 공업 생산액이 0.3%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성장률이 그나마 7%대를 유지한 것은 서비스산업이 12.4%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광둥성을 지탱해온 수출산업이 식고 있다는 뜻이다.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선전, 주하이, 산터우, 둥관 등 주장(珠江)삼각주의 다른 공업도시도 광저우와 비슷한 저성장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뿐 아니라 중국 경제도 1분기에는 한파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CCER)는 지난 14일 17개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만든 경제보고서에서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6.6%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분기에 저점을 이룰 경우 중국 경제는 이후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으로 가는 중국 노동자들=홍콩에는 일자리를 찾는 중국인의 불법이주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16일 홍콩 대공보에 따르면 중국 불법이주자의 홍콩행은 지난해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감원과 도산을 피해 홍콩 길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홍콩과 광둥성 출입국관리소는 홍콩으로 불법 이주하려는 사람이 지난해 7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홍콩 쪽에서 중국으로 되돌려 보낸 사람도 2만7000명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더 심해지고 있다.
홍콩으로 간 중국 불법 이주자들은 주로 저임금을 받고 홍콩의 호텔 식당 공장 미용실 오락장 폐품수집상 등에서 일한다. 그러나 수입은 광둥성에 있을 때보다 월등히 많다. 광둥성에서는 한 달에 1000위안 정도 받지만 홍콩에서는 하루 100위안∼300위안을 번다는 것. 대공보는 홍콩과 광둥성 출입국관리소와 경찰이 불법 도강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한 중국인의 홍콩행’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 기사입력 2009.02.16 (월) 20:19, 최종수정 2009.02.17 (화)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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