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華제국 부활 막올랐다”
中 언론 "금융위기 속 위상 급상승" 자평
일부선 "이기적 국가주의" 평가절하도
중국에서 ‘중화제국의 부활’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스스로 중국을 ‘대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세계 3대 경제대국이자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의 힘을 감추지 않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4일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분석하는 내용을 실었다. 신화통신은 미국의 ‘스톡톤 클로니클’지를 인용, “2008년의 승자는 중국이며 패자는 미국과 수백만에 이르는 투자자와 근로자”라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대규모 금융 손실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무너진 데 반해 중국은 제조업과 2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금융위기의 한파를 이겨내고 있는 상황을 비교한 내용이다. 신화통신은 “중국이 약 600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은 돈을 꿔준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석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외교전략인 ‘화평굴기’(和平?起)가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화평굴기란 ‘평화로운 가운데 우뚝 선다’는 뜻이다.
신화통신 계열의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선구도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렸다.
“30년 전 미국 기자가 광둥성 선전을 찾았을 때 남방의 작은 어촌이 세계의 공장으로 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메리카’라는 새말이 만들어졌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광저우의 ‘남방잡지’(南方雜誌)는 중국과 서방세계의 관계를 분석했다. 남방잡지는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이스트팔리아’의 신질서가 ‘웨스트팔리아’ 질서를 대체할 것”이라는 포브스의 기사를 인용, 초강국으로 변하는 중국의 위상을 말했다.
웨스트팔리아 질서란 베스트팔렌의 영어식 발음으로,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이 맺어진 곳이다. 30년 종교전쟁 끝에 맺어진 이 조약을 계기로 유럽에는 왕을 중심으로 한 신성불가침의 국가주권이 확립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럽의 국제질서가 구축됐다.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수백년간 이어진 서방 주도 시대가 지나고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남방잡지는 “30년 전 중국이 전쟁과 혁명의 소용돌이를 딛고 경제 발전을 통해 세계의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이스트팔리아 시대는 분명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한계 중 하나는 중국이 자국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이기적 국가주의’ 경향을 강하게 띤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사사건건 주변 국가와 부딪치며 ‘제국’이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다. 한 중국 전문가는 “주변국이 왜 중국을 경계하느냐”며 “이른바 이스트팔리아 시대를 열자면 중국은 자국의 이익만을 좇지 않는 세계주의적인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원 선임기자 2009.01.05 (월) 세계일보 &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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