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떤 나라일까.
역사 속의 중국.
우리와는 애와 증이 교차하는 나라입니다.
친선의 역사, 투쟁의 역사
수천년의 시간 속에
그 성격은 변화왔지요.
지금은 어떤 역사가 진행되고 있는 걸까. 아리송합니다.
중국 칭하이성 비경
백두산과 흑룡강
흑룡강(黑龍江). ‘검은 용의 강’이라는 뜻을 지닌 이 강은 북만주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흐른다. 중국어로는 ‘헤이룽장’이라고 발음한다. 흑룡강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때다. 거란족의 나라 요의 역사를 기록한 ‘요사(遼史)’에 나온다. 구전되기로는 먼 옛날에 ‘백룡강(白龍江)’으로 불리기도 했단다.
백룡이 흑룡으로 변한 까닭은 백두산 폭발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역사 기록에 흑룡강은 흑수(黑水)로도 불렸다. 대조영이 세운 발해가 복속시킨 흑수말갈이 살던 곳이 바로 흑수 지역이다. 말갈족이 고구려의 예맥족과 별개의 종족이 아니라 만리장성 이북의 알타이계 유목민을 일컫는 범칭이라는 분석도 있다. 발해는 926년 거란 야율아보기의 침공을 받아 멸망하게 되는데, 백두산과 관련한 발해 멸망의 미스터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역사서 ‘일본기략’에는 ‘939년 1월 먼 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 얼마나 컸으면 일본에까지 들렸을까. 일본 아오모리 지방에서는 백두산 폭발에 따른 화산재 지층이 발견될 정도다. 지질학계에서는 946년, 947년에 대폭발이 있었다고 하며, 일각에서는 발해 멸망 이전에 폭발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런 까닭에 백두산 폭발로 인한 발해 멸망설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역사학계의 공식 견해는 아니다. 흑룡강은 다름 아닌 화산재로 검게 변한 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13세기까지만 따져 백두산은 1014∼1019년, 1122년, 1176년, 1199∼1201년, 1217년에 계속 폭발했으니 백룡은 흑룡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백두산 폭발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천년 만의 대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단다.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뒤 백두산 지진이 10배나 잦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징후로 꼽힌다. 기상청이 주최한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나온 분석이다. 5년 전 중국 지린성에서는 대규모 지진 소동이 일었다. 모든 주민이 거리에서 밤을 새울 정도였다. 유언비어 소동으로 판명됐지만 백두산 폭발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중국에 널리 퍼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천년 전 백두산의 폭발 위력은 최근 터진 아이슬란드 화산의 1000배에 이르렀다고 한다. ‘화난 흑룡’이 다시 꿈틀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