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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에 침몰하는 중국 관광산업

東安齋 2009. 1. 4. 21:56

中 "관광대국? 이제는 옛말"

금융위기 이후 관광객↓… "전년 절반수준"
업계 할인공세·정부 지원도 약발 안먹혀

 

‘관광대국’ 중국의 관광산업이 세계 금융위기에 흔들리고 있다. 역사 유적지와 명승지를 앞세운 중국의 관광산업은 그동안 ‘달러 제조기’ 역할을 해왔다. 관광으로 벌어들인 돈은 2007년에만 419억달러에 달했다. 중국 내 여행수입 7771억위안과 합해 중국 관광산업의 총수입 규모는 처음으로 1조위안(약 2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주요 관광지마다 파리 날리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신화통신과 동방조보에 따르면 중국의 소문난 관광지는 연말연시에도 썰렁하기만 하다. 불황으로 외국 관광객이 줄고, 호주머니 걱정을 하는 중국인도 여행을 떠나지 않은 결과다.

◆가라앉는 중국 관광산업=상하이는 중국에서 돈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다. 이런 상하이 사람들도 여행을 떠나지 않으려고 한다. 상하이 관광센터의 집계 결과, 새해 연휴 기간에 장거리 여행을 떠난 상하이 시민은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여행센터는 특급 관광지로 꼽히는 하이난(海南)·윈난(雲南)성을 찾는 관광객도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황산(黃山), 주화산(九華山), 구이린(桂林)과 같은 중국 최고의 관광지에도 한파가 밀려들고 있다. 황산과 주화산이 있는 안후이(安徽)성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들었다. 구이린이 있는 광시(廣西) 좡(壯)족자치구 상황도 마찬가지다. 광시자치구 난닝(南寧)의 캉후이궈(康輝國)여행사 사장은 “새해 관광객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관광산업 살리기=중국 관광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을 업고 대규모 할인공세가 벌어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떠나는 3박4일짜리 구이린 단체여행 가격은 1인당 2000위안에서 1300위안까지 떨어졌다. 광시자치구 정부가 입장료와 각종 요금을 절반으로 깎고 남아도는 방값을 떨어뜨린 결과다. 하지만 이 가격에도 구이린 관광에 나서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안후이성 정부는 비싸기로 소문난 황산의 입장료를 2월 말까지 반값으로 내리고, 일부 관광객에게는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애가 탄 광시자치구 정부는 지난 1일 베트남으로 떠난 난닝∼하이노 간 국제여객열차에 30여명의 여행 유치단을 태워 보냈다. 동남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에도 중국 관광산업에 밀려드는 한파는 잦아들 것 같지 않다. 난닝에서 발간되는 남국조보는 “사람들이 호주머니를 열지 않는다”며 “중국 여행산업은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성탄절∼새해∼설(춘절)로 이어지는 기간의 관광특수는 이미 실종됐으며 관광산업은 혹독한 시련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호원 선임기자 기사입력 2009.01.04 (일) 20:52, 최종수정 2009.01.04 (일)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