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法 번성해 남북한 평화롭게 살길”
달라이 라마 ‘전생의 스승’ 링 린포체 방한
2008-11-30

티베트 불교 14대 달라이 라마의 ‘전생의 스승’인 링 린포체 스님(사진)은 불교 세계를 이렇게 말했다. 그의 세속 나이는 24세. 그러나 불교에 대한 이해는 깊었다. 보리심이란 깨달음을 향하거나 이미 깨달은 마음을 말한다.
환생의 전통을 이어가는 티베트 불교계에서는 링 린포체 스님을 14대 달라이 라마의 ‘전생의 스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1987년 왕사(王師) 추대위원회에 의해 83년 환생을 예언하고 입적한 왕사 링 린포체가 환생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그런 까닭에 그의 이름도 링 린포체다. ‘린포체’란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말이다.
28일 경기도 일산의 여래사에서 그를 만났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은 맑고 온화했다.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한 마음이 곧 보리심이지요.”
그에게 ‘대자대비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일체중생을 나의 어머니로 바라보는 마음입니다. 모든 것은 윤회합니다. 모든 중생은 나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이를 깨달을 때 세상은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평등하다는 생각을 가질 때 자비의 마음은 우러납니다. 친구라고 좋아하고 적이라고 미워하는 마음도 버리게 됩니다.”
링 린포체 스님은 불(부처)·법(불법)·승(승려)으로 이루어진 삼보(三寶·세 가지 보배)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세상을 깨우치고자 하는 것이 불교”라며 “삼보란 깨달음을 얻는 길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유해 말하자면 부처님은 의사요, 불법은 약이며, 승려는 간호사”라고 덧붙였다. 모든 사람의 가슴에 담긴 불성을 되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삼보라는 뜻이다. 그는 “삼보에 귀의함으로써 시작 없는 시간으로부터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티베트 문제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링 린포체 스님은 “많은 티베트 사람들이 죽음을 당했으며 행방불명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티베트 사람들은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을 바랐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변화가 없다”며 “달라이 라마가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14대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도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현생의 나의 스승이며 그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했다. “달라이 라마가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바란다”고도 기원했다. 올해 70대 중반인 달라이 라마의 건강을 비는 것일까, 그는 눈을 지긋하게 감았다.
링 린포체 스님은 통도사 주지인 정우 스님의 초청으로 지난 21일 한국에 왔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마지막 방문한 때는 17세 때인 2002년이었다. 24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을 만났으며, 23일에는 통도사의 서울 포교당인 서초구의 구룡사, 28일에는 일산 여래사, 30일에는 양산 통도사에서 법회를 가졌다.
그는 “법회에 나온 많은 사람을 보며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불교의 전통을 가슴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불법이 번성해 남북한이 함께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며, 티베트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링 린포체 스님은 1985년 8월 인도 유파주 달람살라에서 태어났다. 그의 세속 이름은 ‘텐진 초광’이다. 독실한 티베트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이미 두 살 때 출가를 했다”고 말했다. 그가 태어난 해에 14대 달라이 라마는 스승인 링 린포체가 환생했다는 것을 알고 그가 태어난 마을에 조사단을 보내 690명의 어린이 중에서 그를 찾아냈다고 한다.
강호원 선임기자 기사입력 2008.11.30 (일) 18:11, 최종수정 2008.11.30 (일)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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