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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살펴본 2009 중국 경제

東安齋 2009. 2. 13. 21:30

키워드로 살펴본 2009 중국 경제…8% 성장 계속될까
취업난·외국자본 유출 등 곳곳 전방위 악재
경기부양 6000억弗 투입 8% 성장 달성 주력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 그만큼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경제위기 속에 중국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연간 10%를 넘나들던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중국경제의 변화는 중국과 떼려야 떼기 힘든 관계인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는 어디로 갈까.’ 이 물음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전망하는 데 빠트릴 수 없는 키워드다.



중국에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개혁·개방을 시작한 후 30년 동안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려온 중국경제에 시련은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도 ‘경제비상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위기의 파고를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4조위안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책은 이를 위해 중국이 던진 승부수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은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흐름을 키워드별로 진단해 보자.

 

중국경제 8% 성장 가능한가

 

중국 경제정책의 화두는 ‘바오바’(保八)다. 바오바란 ‘8% 경제성장률을 지킨다’는 뜻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정책의 목표다. 중국의 각오는 대단하다. 중국이 투입하기로 한 4조위안은 달러로 환산하면 600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은 8000억달러가 넘는 돈을 경기부양과 금융구제를 위해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경제의 규모가 미국의 4분의 1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자금이 8% 성장률을 지키기 위해 투입되는 것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여부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의 성장률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다”는 회의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네바의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3일 ‘세계경제 리스크 2009’라는 보고서에서 중국경제 전반에 경착륙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6%나 그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1990년 이래 최저치인 6% 이하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5%, 크레디트스위스 7.2%,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7%대, 도이체방크 최저 6%, CLSA는 5%대로 분석하고 있다.

 

기업부도와 실업사태

 

중국은 실업문제를 가장 걱정한다. 역사적으로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에서는 농민반란이 일어났다. 먹고사는 문제는 ‘일자리가 있느냐 없느냐’와 직결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사활을 걸고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겠다는 것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다. 그러나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중국 언론이 전하는 내용을 들어보자. 중국 국무원 참사인 천취안성(陳全生)은 최근 “금융위기에 따라 올해 중국에서는 67만개의 기업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는 670만개. 그는 “올해 830만명이 실업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 도시지역의 실업률이 9.4%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사회과학원은 또 올해 610만명의 대학졸업생 가운데 4분의 1은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공의 좌절과 사회불안

 

실업사태는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업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은 농민공이다. 이들은 단순노동력을 제공해왔다. 금융위기 후 노동집약 산업이 무너지면서 농민공의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도시 지역에서 일하는 중국 농민공은 약 2억3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외지에서 일하는 농민공은 1억3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쓰촨(四川), 허난(河南)등 5개성의 농민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5∼7%의 농민공이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약 6%로 계산하면 1억3000만명 중 780만명이 도시지역에서 생계수단을 잃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실제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일고 있는 각종 시위는 이들의 절망과 관련이 있다.

◆중국에 투자한
  외국인의 직접투자(FDI) 규모 추이
  (단위:달러)
1997년 452억6000만
1998년 454억6000만
1999년 403억2000만
2000년 407억2000만
2001년 468억8000만
2002년 527억4000만
2003년 535억1000만
2004년 606억3000만
2005년 603억3000만
2006년 630억2000만
2007년 747억7000만
2008년 1월 112억
  〃 2월 69억3000만
  〃 3월 92억9000만
  〃 4월 76억1000만
  〃 5월 77억6000만
  〃 6월 96억1000만
  〃 7월 83억4000만
  〃 8월 70억1000만
  〃 9월 66억4000만
  〃 10월 67억2000만
  〃 11월 53억2000만
<자료:중국 상무부>


중국은 외환 안전지대인가

 

중국은 2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안전지대’라는 말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 외국자본의 유출 현상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외자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해 10∼11월 두 달 동안 빠져 나간 외국자본은 800억∼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러시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한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금을 포함해 지난해 7월 5900억달러대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4200억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위안화 환율과 무역전쟁

 

중국 주변 국가는 위안화 환율의 흐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위안화 환율의 방향에 따라 자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수출경기를 부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위안화 평가절하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9월23일 달러당 6.8009위안을 저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3년간의 하락이 마감된 것이다. 중국 안팎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위안화 절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경제분석 기관들은 올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대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역외선물시장(NDF)에서는 1년물 위안화 환율이 7.2∼7.3위안까지 올랐다.

 

중국에도 서브프라임 사태 올까

 

미국 경제가 무너진 주 원인 중 하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다. 중국에서도 부동산가격 하락은 심각하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와 같은 대도시에는 지난해 내내 집값이 떨어졌다. 중국의 자오상(招商)증권은 금융위기 이후 2010년까지 집값이 30%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중국인이 집을 사는 방식은 미국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아파트 분양 때 자기 돈은 30∼40%만 내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모기지 대출을 해준다. 집값 대비 대출비율이 그만큼 높을 소지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이 붕괴하면 중국도 미국경제와 같은 상황에 빠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떠받들기 위해 애를 쓴다.

강호원 선임기자 기사입력

2009.01.29 (목)  2009.01.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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