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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75조 경기 부양대책의 안팎

東安齋 2008. 11. 15. 01:20

중국, 775조 경기 부양책 왜?… '가라앉는 경제' 떠받친다
기업도산·실업사태로 성장 위기감 작용
'중국판 뉴딜정책'… 일자리 대거 창출
SOC 집중… 금리 내려 '돈맥경화' 해소
  • 중국이 ‘가라앉는 경제’ 떠받치기에 들어갔다. 고성장 엔진이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후 중국 경제는 나빠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중심을 이루는 주장(珠江)·창장(長江) 삼각주와 환보하이(環渤海)만 지역에서는 기업 도산과 실업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꺼내든 카드는 4조위안(약 775조원)을 투입하는 경기부양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기에 훈기를 불어넣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금리인하도 단행될 전망이다.

    세계는 중국의 조치를 반기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이 침몰하는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위축과 중국 진출 기업의 고전을 걱정하는 한국 경제 입장에서도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의 전방위 경기부양정책=중국의 경기부양대책은 전방위적이다. 중국이 투입하기로 한 775조원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거액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 말까지 내수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4조위안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철도·도로·공항 등 인프라 건설과 저가 주택 건설, 농촌기반시설 확충, 문화교육사업, 도시의 오폐수 처리시설 건설, 첨단기술기업 지원, 재난지역 복구에 쓰인다. 홍콩 문회보는 “이번 조치는 아시아 금융위기 때인 1998년보다 훨씬 강도 높은 조치”라고 전했다.

    중국은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도 나설 예정이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9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돈이 흐르게 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꾸겠다는 뜻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돈을 풀겠다고 나선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한 1999년 이후 10년 만이다.

    중국은 2003년 이후 10%를 넘는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긴축정책을 펴왔다. 철강, 자동차, 시멘트, 비철금속 분야에서는 과잉투자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규제정책도 이뤄졌다.

    대외경제연구원(KIEP)의 김두현 초청연구위원은 “중국에서는 산업구조조정과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경기부양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양의 그늘, ‘약해지는 중국 성장동력’=중국의 경기부양정책은 중국 경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수출·투자·소비 위축에 시달리고 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 붕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불황의 그림자는 의류·신발·섬유와 같은 전통산업은 물론 건설, 철강, 전력, 자동차, 화학비료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10.6%에 이른 성장률은 2분기 10.1%, 3분기에는 9%로 떨어졌다. 4분기에는 5%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8∼9%로 내다봤다. 그러나 투자은행(IB)의 전망치는 딴판이다. 프랑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내년 중국 성장률을 5.5%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부양과 세계 경제=가장 큰 관심사는 중국의 경기부양대책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 여부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인 프랭크 공은 “앞서 발표됐던 다른 금융대책을 작은 물방울처럼 만들어버릴 만큼 중국은 크게 한 건을 했다”고 평가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중 수출이 많은 한국과 같은 작은 국가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