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통 ‘굴욕’… 이세탄 상하이점 폐쇄
중국진출 15년 만에…금융위기 여파로 구조조정
2008-12-19
중국에서는 ‘고객 만족을 앞세워 세계시장에 뛰어든 일본 유통자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동방조보(東方早報)와 21세기 경제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 있는 이세탄 화팅(華亭)점이 지난 16일 진출 1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점포는 이세탄이 1993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세운 첫 점포다. 이세탄은 이후 상하이 외에 톈진(天津) 선양(瀋陽) 청두(成都) 등지에 점포를 열었다.
주목되는 점은 이세탄은 ‘세계적인 유통제국’을 꿈꿔 왔던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1972년 싱가포르에 해외 1호점을 낸 뒤 세계 30곳에 백화점 망을 구축하고 있다. 2006년에는 향후 10년간 1000억엔을 투자, 20개의 해외 점포를 더 만들겠다는 야심한 세계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 같은 이세탄이 중국에서 돈이 가장 많이 모이는 상하이의 점포를 닫아 버린 것. 이와 관련해 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느냐에 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세탄이 상하이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금융위기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번진 후 이세탄 백화점을 거느린 일본 최대의 백화점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은 최근 일본 내 4개 점포를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일본내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 금융위기 이후 상하이인들이 주머니를 닫으면서 결국 상하이 화팅점의 문을 닫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방조보는 “상하이에는 이미 세계적인 명품이 몰려들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 이어 세계 금융위기가 밀어닥치면서 고가사치품 시장은 퇴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계에서는 이세탄의 폐점에 대해 “세계 경쟁을 주도해 온 일본 유통자본의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이세탄 화팅점이 이미 지난 9월부터 전례 없는 대규모 바겐세일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원가 708위안짜리 구두를 199위안에 팔고, 웬만한 옷은 10%의 가격으로 떨이를 했다. 108위안에 들여온 초콜릿도 20위안에 내다팔았다.
이세탄은 4평 남짓한 옷가게에서 출발, 일본 최대의 백화점으로 큰 백년전통의 백화점으로, ‘고객제일주의’를 앞세워 세를 확장해 왔다.
강호원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08.12.19 (금) 18:40, 최종수정 2008.12.19 (금)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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