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희망잃은 중국 젊은이들 '이태백'-올 대졸 559만명 중 100만명 일자리 못구해

東安齋 2009. 1. 3. 00:20
희망잃은 중국 젊은이들 '이태백'
올 대졸 559만명 중 100만명 일자리 못구해
지방 말단직 1명 채용에 700여명 몰리기도
경기 침체로 구직난 심화… "실업률 15%"
  •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후 중국에 청년실업 사태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논 팔고, 빚을 내 들어간 대학을 졸업했지만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식의 금의환향을 기다리는 농촌의 부모는 자식 교육비로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경우가 허다하다.

    홍콩 명보는 15일 중국에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이나 힘든 취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직 발표가 나는 곳에는 대학 졸업생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든다. 광저우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는 최근 말단직 한 자리가 생겼다. 공고가 나붙자마자 726명의 대졸자가 모여들었다. 상하이 화둥(華東)이공대학에서 열린 외자기업과 국유기업의 사원선발 모임에는 3만명이 넘는 대학 졸업생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904명의 광저우시 공무원을 뽑는 자리에는 7만명이 넘는 대학졸업생이 몰렸다.

    중국의 일자리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중국에서 문을 닫은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올 상반기에만 6만7000곳. 지난 9월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에는 더 많은 기업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의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2009년 중국 전망보고서’에서 도시 등록 실업률이 올해 4%에서 내년에는 4.3%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졸업생의 경우 올해에는 100만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며, 내년에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와 홍콩 명보는 상황을 더 어둡게 진단했다. 이들 신문은 내년 대학 졸업생 가운데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청소년연구중심은 대졸 실업률이 15%선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은 올해 559만명에 이른다. 내년에는 611만명으로, 올해보다 52만명이나 많다. 올해와 내년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대학졸업생을 합하면 300만명에 이르는 대졸자가 백수 생활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임금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 기업에 들어가지만 대졸신입사원의 월급은 800∼1800위안밖에 되지 않는다. 수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최저임금에 가깝다. 선양대학 졸업생인 왕(王)모씨는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래도 직장은 구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백수로 전락하는 청년층이 사회불안세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일자리 만들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14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을 방문, “중국 정부의 최대 과제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호원 선임기자 기사입력 2008.12.16 (화) 01:45, 최종수정 2008.12.16 (화) 09:54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