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덮친 지구촌…곡물가 '들썩'
中·泰·아르헨티나 등 곡창지대 피해 심각
식량생산 직격탄… 식료품가격까지 위협
- 세계 곡창지대가 가뭄에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15개 성에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몰아닥친 데 이어 농산물 수출대국인 아르헨티나 농업지대에도 47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쌀 수출국인 태국 북부에도 2개월 가까이 비가 오지 않고 있다.
지구촌에 번지고 있는 가뭄으로 올해 세계 곡물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일부 지역에는 이미 각종 농산물과 식료품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말라가는 중국 곡창지대
가뭄이 이어지는 곳은 중국의 15개 성. 이들 가운데 허베이, 산시(山西), 안후이, 장쑤, 허난, 산둥, 산시(陝西), 간쑤 등 8개 성은 겨울밀 생산지로, 이들 지역의 96%가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국가방재총국은 허난, 안후이, 산둥, 산시(山西) 등 4개 성에 대해서는 특별가뭄경보를 발동했다. 국가방재총국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가뭄 피해를 입은 면적은 남한 면적의 배에 가까운 2억7600만 무(약 18만㎢)에 달했다. 346만명과 166만마리의 가축은 심한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뭄을 이겨내는 일이 중국 경제를 안정시키는 길”이라며 가뭄 극복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가뭄이 경제난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민심을 동요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매일 수천 발의 인공강우 로켓을 발사하고 있지만 가뭄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어징핑 부부장은 “지난겨울 이후 중국의 화북과 서북지역, 황허(黃河)와 화이허(淮河) 일대에는 80여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00일 이상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곡물 생산량이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난 5년간 이어진 풍년으로 중국의 식량안전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수출대국에 찾아든 가뭄=AP, 신화통신에 따르면 세계 곡창지대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도 큰 가뭄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의 옥수수와 수수 수출 규모는 세계 2위, 콩 수출 규모는 세계 3위다. 콩 생산량은 2007∼2008 회계연도에 6100만t으로 미국, 브라질 다음이다. 아르헨티나의 주요 곡물생산지역에는 지난 1월 이후 비가 오지 않아 47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지금까지 180만마리의 소가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농업협회는 올해 밀 생산액이 49%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농업부는 가뭄으로 농업과 목축 외에도 우유, 식품가공산업이 심한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뭄으로 당초 3∼4%로 전망됐던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태국에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정부는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일 오는 4월30일까지 특별가뭄대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인공강우 살포전을 시작했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 기사입력 2009.02.12 (목)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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